#3. 2년 만에 다시 오른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 06/07시즌
베니테즈 감독의 리버풀은 해마다 우승을 거두며 어느덧 3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챔피언스리그, FA컵을 거머쥐며 화려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던 베니테즈 감독, 3년차에 이르러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게 되는데 AC밀란에게 패해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고 만다. 하지만 경기 내·외적으로 결코 실패한 시즌이라 할 수 없는 리버풀의 0607시즌을 되돌아보자.
<0607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 리버풀 vs AC밀란>
사진=gettyimages
▼ 06/07 시즌 2년 만의 결승무대, 아쉬운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리그 3위, 커뮤니티실드 우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vsAC밀란)
FA컵 64강(vs아스날), 리그컵 8강(vs 아스날)
리버풀의 좋은 출발
06/07시즌 리버풀은 카윗, 벨라미를 영입하며 모리엔테스의 공백을 채웠고 웨스트햄의 마스체라노(겨울이적시장 임대)와 데포르티보의 아르벨로아를 영입하며 스쿼드를 보강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커뮤니티실드에서 첼시와 맞붙었고 리세와 크라우치의 골로 승리했지만 10라운드까지 4승 2무 4패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13라운드부터 25라운드까지 단 1패(13전 10승2무1패)만 하면서 승점을 쌓았고 후반기 챔피언스리그 병행에 승점을 많이 잃었지만 시즌을 3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챔피언스리그는 3차 예선 마카비 하이파를 맞아서 1승 1무를 거두며 조별예선에 진출했다. PSV 아인트호벤, 갈라타사라이,보르도와 같은 조에 편성이 되었고 크라우치, 제라드, 루이스 가르시아의 고른 활약으로 4승 1무 1패, 승점 13점으로 조별예선을 1위로 통과하였다. 2007년 새해를 맞은 1월에는 FA컵과 리그컵에서 모두 아스날을 만나 3대6, 1대3의 스코어로 크게 패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주었지만 리그에서는 21라운드 토트넘전(06/12/30)부터 25라운드 웨스트햄전(07/01/30)까지 5연승을 달리며 승점을 챙겨나갔다.
2년 만에 다시 밟은 결승전, Road to Final
챔피언스리그 16강 첫 상대는 호나우딩요, 메시, 에투가 이끄는 라리가 1위 바르셀로나였고 당시 리버풀은 리세와 벨라미의‘골프채 사건’으로 경기 외적으로 소란스런 상태였다. 하지만 누캄프 원정길에 나선 리버풀은 소문의 주인공인 리세와 벨라미가 각각 한 골씩 넣으면서 2대1로 승리하였고 벨라미는 골프 스윙 세레모니를 보여주며 소문을 일축시켰다. 2차전 안필드에서 바르셀로나 구드욘센에게 실점했지만 승리를 원정다득점 원칙으로 8강에 진출하게 된다.
8강전에서는 조별예선에서 맞붙었던(1승 1무) 아인트호벤이었고 리버풀이 총합 4대0의 스코어로 쉽게 승리했다.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첼시와 또다시 승부를 펼쳤다. 1차전은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조콜의 골로 리버풀은 패배했다. 안필드에서 열린 2차전에서 세트피스를 활용한 아게르의 멋진 골이 터지면서 승부는 원점이 되었다. 양 팀의 득점은 더 나오지 않았고 결국 연장전을 거치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결승진출팀이 가려졌다. 승부차기에서는 첼시의 로벤, 제레미가 실축했고 리버풀 선수들(젠덴, 알론소, 제라드, 카윗)은 모두 성공시켰다. 리버풀은 승부차기 스코어 4대1로 승리하였고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를 불과 2년 만에 다시 밟게 되었다.
<0607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선발 라인업>
AC밀란과의 리턴매치, 아쉬운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밀란은 카카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대회 10골을 넣고 있었고 셀틱, 뮌헨, 맨유 등 강호들을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홈에서 로마를 7대1로 꺾으며 올라왔던 맨유를 카카가 완벽하게 침몰시키는 모습은 센세이셔널 그 자체였다. 결승전은 2년 전의 리벤지 매치로 관심을 모았고 좋은 분위기의 밀란이 04/05시즌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고 우승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리버풀은 리그 우승이 멀어지고 FA컵, 리그컵에서 모두 탈락한 상태라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였다.
전반 종료 직전, 피를로가 찬 프리킥이 필리포 인자기를 맞고 행운의 첫 골이 들어갔다. 전반을 팽팽하게 보냈던 터라 리버풀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실점이었다. 이후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베니테즈 감독은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78분에 마스체라노를 빼고 크라우치를 투입했다. 동점골을 위한 공격수 투입은 좋았지만 경기 내내 카카를 봉쇄했던 마스체라노를 뺀 것은 악수였다. 결국 82분 카카의 스루패스를 받은 인자기가 2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리버풀은 2번째 골을 내줬다. 남은 시간은 10분, 리버풀은 몰아붙였고 후반 종료 직전 카윗의 동점골이 터지자 팬들은 마법 같은 경기를 펼쳤던 이스탄불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때의 기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그치고 만다.
0607시즌, 리버풀의 득과 실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불과 2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의 발자취를 남겼지만 리그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또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당시의 프리미어리그는 챔피언스리그 4강에 EPL팀이 맨유, 리버풀, 첼시가 있을 정도로 빅4라고 불리는 팀들의 경쟁력이 강했다. 빅4 중에서도 첼시, 맨유의 우승 다툼에 리버풀과 아스날이 견제하는 정도의 양상을 보였다.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FA컵 등 토너먼트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리그에서는 우승에 대한 가능성정도에 그쳤고 사실상 맨유, 첼시의 전력과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베니테즈 감독이 라리가에서 발렌시아를 이끌고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을 볼 때,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라고 할 수 없었다.
0607시즌의 최고의 영입 중 하나는 마스체라노라고 할 수 있었다. 마스체라노는 거칠고 태클이 좋은 수비형미드필더로 웨스트햄에서의 좋은 활약으로 리버풀로 임대되었다. 리버풀에서 적응기도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리버풀에 완전이적한 뒤,제라드, 알론소와 함께 유럽최고의 미드필더라인을 구축하였다. 또한 캐러거, 아게르의 수비라인은 리그에서 27실점만 허용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 했을 정도로 좋은 수비력을 보였다. 문제는 공격수들의 득점력이었다. 네덜란드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카윗은 생각만큼의 골을 기록하지 못했고 크라우치 역시 빅4의 공격수에 걸맞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또한 오른쪽에 페넌트가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공격 포인트는 미미했고 왼쪽라인의 젠덴, 키웰, 마크곤잘레스는 풀타임 활약이 힘들었고 뚜렷한 주전이 없었다. 리버풀의 공격력에 대한 베니테즈 감독의 고민은 깊어져 갔으며 다음시즌을 위한 공격수를 물색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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